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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회고록] 2024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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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zubetcha
- @zubetcha_
나에게 일일이나 주간 회고는 빈도가 꽤나 잦은 것 처럼 느껴졌는데, 어느 개발자분의 월간 회고를 보고 한 달에 한번이면 괜찮겠다 싶어 앞으로 월간 회고록을 남겨 보려고 한다! 당장 어제 먹은 메뉴도 기억이 가물가물한 판에..?! 이렇게나마 떠올리고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
기획서 없이 살아남기
회사에서의 2월은 입시한 이래로 가장 정신 없고..QA 이슈도 가장 많이 나왔던 달이었다..👼
php로 되어 있던 메뉴 몇 개를 react로 리팩토링하는 작업을 진행했는데, 너무 오래전에 작성되었다 보니 참고할 만한 기획서가 없었고, php에는 클라이언트와 서버 코드가 혼재되어 있어 코드를 분석하는 데 시간도 많이 썼던 것 같다. 게다가 중요한 비즈니스 로직이 얽혀 있었는데 어떤 건 클라이언트에서 담당하고, 어떤 건 서버에서 담당할 지 명확하게 정리하고 시작하지 않아서 예기치 못한 문제들도 많았다. 리팩토링 경험치가 부족한 탓에 일정 산정을 잘못했던 것도 큰 영향을 끼친 것 같다. 게다가 이사 준비까지 겹치는 바람에..
이번 리팩토링 작업을 통해 몇 가지 느낀 점을 얘기해 보자면,
코드를 잘 작성하는 것은 당연히 중요하다.
- 하지만 작성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코드를 빠르게 잘 읽는 스킬인 것 같다.
언제든지 기획서가 없는 상황은 생길 수 있다.
- 상세한 기획은 없어도 주요한 정책의 골자들은 미리 합을 맞춰 놓을 것
리팩토링은 기능의 수정이나 개선 없이 as-is와 똑같이 진행하자.
-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사소한 수정도 사용성에서 큰 차이를 느낄 수도 있다.
- 아마 오랜 시간 동안 사용하면서 학습된 점도 큰 것 같다.
일정 산정은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 보수적으로 잡긴 해야 할 것 같은데, 정확한 숫자로 내야 하다 보니 서로 다른 성격의 작업에 가중치를 어떻게 둬야 할지 고민
- 시니어 분이 지나가던 말로 하신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시간의 1.5배로 잡을 것'은 어느 정도 맞는 말인 것 같다.
만약 같은 언어이면서 서로 다른 프레임워크로 리팩토링 해야 했다면?
- 앞으로 프레임워크에 의존해야 하는 부분과 의존하지 말아야 할 부분을 잘 신경쓰면서 개발해야겠다.
- 지금 주류인 기술도 언젠가 사장될 수 있다는 것을...뼛속 깊이 새길 것...
독립..했나?!
2월에서 가장 큰 이벤트라고 할 수 있는 건 머니머니해도 독립이었다! 운이 좋게도 주택공사에서 임대하는 주택에 당첨돼서 2월 초에 무사히 입주했다. 내가 첫 입주이긴 했지만 공실이었던 기간이 1년 정도 되다 보니 컨디션이 좋지 않은 부분도 있었지만 거실도 있고 방도 2개여서 목적에 맞게 공간을 분리할 수 있다는 점이 너무너무너무 좋고 만족스럽다 .. !
작년에 석촌호수에서 냥줍한 석촌이는 내가 데리고 나와서 같이 살기로 하구, 모모는 재택하는 요일인 월화수에만 우리집에서 지내기로 해서 한 주 정도 같이 지내봤는데..너무너무 행복했다. 물론 혼자만의 공간이 주는 영향도 있지만, 먹여 살려야 하는 식솔들이 있으니 더 규칙적으로 살게 되는 것 같다!
모모가 있는 동안에는 모모 덕분에 하루에 산책도 세 번씩이나 했다. 원래 재택하는 요일이나 약속이 없을 때에는 집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던 나인데..! 모모가 있어준 덕분에 동네 구경도 하고, 뛰어도 보고, 사람들과 간단한 인사도 나누고! 모모는 표정이 풍부해서 감정이 표정으로 드라마틱하게 드러나느느데, 특히 신나고 행복할 때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을 보면 나도 덩달아 신이 나고 기분이 좋아진다.
석촌이도 털이 많이 날리다보니 덕분에 청소하는 루틴이 생겼다! 소중한 나만의 공간이 생겼다고 생각하니 지저분하게 두고 싶지 않아서 일어나서 씻고 나오면 가장 먼저 이부자리 정리하고 청소부터 한다. 역시 공간이 주는 힘은 대다내.
최근 읽은 원씽이라는 책에서 방해물 정리의 기술이라는 내용이 나온다. 방해물 정리의 기술 중 가장 첫 번째는 '벙커를 지어라'였다. 남에게 방해 받지 않고 나의 단 하나
에만 집중할 수 있는 물리적인 환경을 만들라는 말이었다. 방해 금지 표시를 붙이던,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치던, 자리를 옮기던!
방해 정리의 기술
아래는 원씽이라는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시간을 방해받지 않도록 하는 기술들이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아서 해당 부분만 발췌해서 남겨놓으려고 한다.
1. 벙커를 지어라
- 남의 방해를 받지 않을 장소를 찾아라.
- 사무실을 따로 쓰고 있다면 '방해하지 마시오' 표시를 붙여라.
- 유리벽으로 되어 있다면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설치하라.
- 칸막이가 쳐진 책상에서 근무하고 있다면 상사의 허가를 받아 추가로 접이식 가리개를 세워라.
- 필요하다면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겨라.
- 헤밍웨이는 매일 아침 7시, 자신의 침실에서 글을 쓰는 매우 엄격한 일정을 고집했다.
- 매우 재능 있는 경영서 전문 작가인 댄 히스는 집필에만 집중하기 위해서 "중고 노트북을 사서 인터넷 브라우저를 모두 지우고 하는 김에 무선 네트워크 드라이버도 다 삭제"하고는 이 구닥다리 기계를 들고 커피숍으로 향했다.
- 이 두 사례가 조금 극단적으로 느껴진다면 어딘가 조용한 빈 방을 찾아 문을 닫기만 하면 된다.
2 물자를 비축하라
- 화장실을 갈 때 빼고는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필요한 모든 사무용품, 재료, 간식, 혹은 음요를 벙커에 비축하라.
- 커피를 뽑으러 잠시 나갔다 오기만 해도 거기서 당신에게 무슨 일인가를 시키려는 사람을 만났다면 당신의 하루를 망칠 수 있다.
3. 지뢰를 찾아 없애라
- 전화기르 ㄹ끄고, 이메일을 닫고, 인터넷 브라우저에서 빠져나와라.
- 당신의 가장 중요한 일은 당신의 관심을 100% 받을 자격이 있다.
4. 도움을 구하라
- 당신을 찾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들에게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언제 시간이 나는지 미리 알려라. 그들이 당신의 큰 그림을 알아보게 되면 그들이 얼마나 큰 도움을 줄 수 있는지 깜짝 놀라게 될 것이다.
이모저모
- 킹누 내한 공연 티켓을 구했다! 4월이라 아직 멀었지만,,한동안 킹누 음악에 빠져 살아서 뭐든 따라 부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가장 좋아하는 곡은 아메산산인데 여름이 오면 더 자주 들을 것 같다.
- 원씽이라는 책을 읽었다. 자기계발서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시간을 관리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참고할 만한 방법들이 알려줘서 좋았다. 마인드셋에 도움이 많이 된다.
- 집밥을 먹기 시작했다. 딱히 요리를 해서 먹는 건 아니지만..귀여운 조리 정도이지만..?! 배달음식 먹는 횟수를 줄여나가고 있다! 확실히 잘 챙겨 먹으면 속이 더부룩하지 않아서 편하다. 요리도 도전해보고 싶은데 자신이 없고 내가 왜 요리를 잘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어서..쉽사리 도전하기가 어렵다.
- 취미+쉬는 공간, 잠자는 공간, 일+공부 공간으로 분리가 되니까 누워 있거나 아무것도 안 하고 빈둥거리는 시간이 많이 줄었다. 안방에는 옷을 갈아 입거나 밤에 잘 때 빼고는 거의 들어가지 않게 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침대에 누워 있지 않게 되었다. 주로 작은 방에서 시간을 보내는데 컴퓨터와 책들이 모두 있다 보니 앉아서 뭐든 하게 되는 것 같다. 거실이 취미+쉬는 공간인데, 아직은 만화책을 보거나 CD 음악을 듣는 정도로만 쓰고 있다..
- 3월에는 메이플 길드 오픈채팅방에서 쓸 챗봇을 만들 계획이다. 지금은 레이드 갈 때 수기로 명단을 복붙해서 작성하고 있어서 누락되는 경우가 종종 있고, 모바일로 작성하기 불편하다. 두근두근..!